




알릴레오 방송 이후 검찰이 발칵 뒤집혔다는 이야기들이 들려왔다. 변호사는 이미 나를 포기한듯 보였고 언제 또 잡혀가서 괴롭힘을 당할지 두려웠다.
아니나 다를까 방송 이후 검찰에 조사를 받으러 다시 들어 오라고 연락이 왔다. 그날이 어머니 수술 날짜라 다른날로 조사를 받게 해 달라고 하니 안된다고 했다. 그럼 어머니 마취만 깨는거 보고 들어 가겠다고 오후 늦은 시간에 대검으로 들어 갔다. 인사조차 받지 않던 담당검사의 분노가 아직도 느껴진다.
그냥 등신같이 빌었다. 첨부터 끝까지 빌었다. 너무 하고 싶었던 말이었는데 못 참고 해 버렸다는 식의 말도 안되는 변명으로 빌었다. 이미 방송은 나갔고 내가 하고 싶은말도 다 했는데 여기서 자존심이고 뭐고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검사들도 당황했는지 밑도 끝도 없이 잘못했다고 하는 나에게 크게 따져 묻지를 못했다. 그런데 애플워치로 유시민 작가에게 계속 전화가 오는 것이다. 휴대폰을 뺏길지 모르니 차에 두고 빈손으로 들어 왔다고 검사에게 이야기 했는데 애플워치 화면이나 진동을 느낄까봐 그 상황 자체도 매우 당황스럽고 두려웠다.
전화는 받지 못했지만 뭔일이 생겼구나 싶은 마음에 휴게실에서 내 기사를 검색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국민일보, 세계일보 발로 내가 알리레오 인터뷰를 후회하고 유시민 작가가 악의적으로 편집한 내용을 보고 분노하고 있다는 식의 기사들이 나와 있었다. 누구짓인지 안봐도 뻔하다. 등신같이 빌고 앉아 있으니 어떠한 이야기를 흘린듯 내가 반론을 하지 못하리라 생각한듯 하다.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방법이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그렇다고 대검 휴게실에서 대놓고 유시민 작가랑 통화할 깡이 있는 것도 아니였고. 나에게 주어진 휴식 시간도 10분 정도에 불과했다. 창문도 없는 휴게실에 언제 검사가 들어 올지도 모르는 상황에...
에라 모르겠다 싶은 마음에 유시민 작가에게 순간 떠오르는 생각을 문자로 남기고 알아서 해 주겠지 하고 폰을 꺼버리고 다시 조사를 받으러 들어갔다.
심장이 터지는듯 했다.
그 이후로는 검사가 뭐라고 뭐라고 묻는데 어떻게 대답했는지 잘 기억도 나지않는다.
조사 중간에 담당 검사가 잠시 나갔다 오겠다며 자리를 떴다. 30분쯤 지났을까....? 흙빛이 되서 들어 온 검사가 자리에 앉아서 바닥을 쳐다보며
"김경록 씨 지금 저랑 조사 받으면서 저 몰래 문자 보내는 짓 하셨나요? 도대체 당신 뭐하는 사람이에요?"
어떤 상황인지 볼 수는 없어도 한번에 이해 할 수는 있었다.
"아... 저는 폰도 없구요.. 몇일전에 유시민 작가에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는데 그걸 쓰셨나 보네요" 하고 둘러 댔다.. 더 이상 묻지를 않았다. 지들이 흘려 놓고 대놓고 인정할 뻔뻔함은 없는듯 보였다.
조사는 바로 끝났고. 더이상 나를 상대하고 싶어 하지 않아 했다. 다음 조사부터는 처음 보는 다른 검사들에게 조사를 받았다. 이후에 알게 됐지만 내 문자를 아래와 같이 카톡 사진으로 유시민 작가가 편집을 해서 적절히 대응한듯 했다.
[기자칼럼] 알릴레오 진실게임, 검찰-언론 동맹에 '경종'
http://m.ifocus.kr/news/articleView.html?idxno=175151&fbclid=IwAR14B-R084w4lr_Y_3KqNw5hxZZem4fiw5X_9BjuQkXsZ3CvkCme1Ev7-vY
[기자칼럼] 알릴레오 진실게임, 검찰-언론 동맹에 '경종'
5일 제8차 검찰개혁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오후 3시경부터 반포대로를 가득에우고 있다. 2019.10.05 최갑수 기자 focusgw@ifocus.kr (서울=포커스데일리) 남기창 기자 = 유시민 노무
m.ifocus.kr
문제의 본질은 김PB가 '그게 잘 못됐다. 기존 언론 믿지 못하겠다'고 해 기존 언론을 빼놓고 알릴레오라는 유튜브 방송을 진행하는 유시민 이사장을 찾았다는데서 출발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른바 알릴레오현상이 발생한 거다. 언론과 학계에서는 향후 조국 장관 가족 수사를 둘러싸고 벌어진 대한민국 언론의 기이한 현상을 연구해야할 정도다.
......
검찰의 해명은 궁색해 보인다. 그간 검찰은 김PB를 120시간에 걸쳐 조사했고 김PB 사무실 역시 세 차례나 압수수색을 펼쳐 이미 들은 건 다 듣고 볼 건 다 봤을 텐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