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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장 기자 페북, 장담컨대 사실 다 아파트가 될 거예요.

장담컨대 사실 다 아파트가 될 거예요.

부산 홈플러스 가야동 지점은 허물고 주상복합을 짓는다. 해운대점도 허물고 주상복합을 짓는다. 메가마트 남촌점도 허물고 초고층 주상복합을 짓는다. 부산은 광역시 중 인구 유출이 가장 심각한 도시다.

어머니가 계시는 대전 둔산에도 거대한 홈플러스가 있었는데 허물고 아파트를 짓는다. 안양의 NC백화점 자리에도 대형 아파트단지가 들어섰다. 여의도 MBC가 있던 자리에도 주상복합이 들어섰다. 서울 시내에는 이제 수영장이나 야외 테니스 코트를 찾기도 어렵다. 다 아파트가 들어섰다.

아파트인데 아파트라 부르지 못하는 그런데 결국 아파트인 건축물도 계속 늘어난다. 예컨데 ‘생숙’이라 불리는 ‘생활형숙박시설’도 원래는 숙박시설이다. 그런데 아파트처럼 분양했다. 1가구 2주택에 포함 안되니 종부세 양도세 중과도 안된다. 얼마나 좋은가. 지난 몇 년동안 분양이 너무 잘됐고 어디는 프리미엄도 붙었다. 오피스텔과 거의 비슷하다고 믿고 분양받은 어르신들도 많다. 사실 생긴 건 다 비슷하니까.

이 모든 생숙이 진짜 숙박시설이 되겠나?(되도 문제다). 정부는 결국 생숙의 오피스텔로의 용도변경을 허용했다. 이행강제금을 물리려던 계획도 계속 미뤄진다. 오피스텔은 주택이 아니지만 대부분 주거용이다. 결국 집이다.

내돈내산내집에 들어가 산다는데, 정부가
‘이 시설물은 건축법상 주거용이 아닌 업무시설이니 여기서 라면을 드시거나 주무시면 안되요’라고 할 수는 없지 않는가. 서울의 신혼부부들은 상당수가 오피스텔에서 가정을 꾸린다. 법은 아니라고 하지만 오피스텔은 엄연히 집이다.  

주상복합아파트도 처음엔 주거 50%와 비주거(상업시설) 50%로 지었다. 그런데 다들 주택만 원했다. 주거의 비율이 점점 높아지더니 이제 대부분의 지역에서 90%가 됐다. 직주근접에 조망과 일조 등 거주성이 탁월한 불라불라 라고 하지만 우리는 다 알고 있다. 그냥 초고층 아파트다. MBC자리에 들어선  주상복합은 심지어 비주거비율이 ‘5%’다.

결국 다 아파트다. 실행력이 워낙에 탁월한 우리 민족은 거대한 주거용 콘크리트 빌딩을 누구보다 빨리 짓는다. 수익성도 높다. 덕분에 서울엔 문화시설이나 공원 스포츠 교육시설 대신 상업시설이, 상업시설보다 아파트만 잔뜩 들어선다. 아파트를 갖고 싶다는 우리의 욕망은 언제쯤 멈출까. 도시의 가치를 지키려면 어딘가 그 임계점이 있을 텐데, 다들 원한다고 계속 짓는 게 정답일까. 다들 서울대를 원하는데 이참에 서울대 입학 정원을 한 5만 명으로 늘리면 안될까.

아파트 공화국에서 태어난 우리는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해서 살고, 더 넓은 평수로 늘려가기 위해 살고, 더 좋은 동네 아파트로 이사가기 위해 산다. 그렇게 한국인은 아파트에 사는 방식으로 획일화되고, 어느 아파트에 사느냐로 구분된다. 후진국사람들이 찾아오면 너무 부럽고, 선진국 사람들이 찾아오면 너무 이상한 아파트 공화국. 어서와 ‘호모 아파턴스’는 처음이지?
  
당장 1기 신도시 수십만 가구도 재건축하면서 일반 분양을 크게 늘려줘야 사업성이 나온다. 늘상 말하지만 서울과 수도권에 주구장창 아파트를 들이부으면, 그럼 이제 인천의 구도심에는 춘천에는 전주에는 구미에는 김천에는 구례에는 진주에는 누가 살 것인가. 서울특별시에 살지 못하는 ‘지방보통시’ 사람들은 어쩌란 말인가.

모든 게 서울에 몰려 있다보니 지금도 매일 수백만 명이 출퇴근에 2시간 넘는 시간을 소비한다. 대전에서 대학을 다니는 딸은 금요일 서울로 올라오는 ktx 표를 구할 수도 없다. 정치란 이런 것을 고민해야 하는 것 아닌가.

주변을 둘러보자. 마트도 교회도 운동장도 테니스코트도 죄다 허물고 모두 아파트를 짓고 있다. 진짜 서울에 아파트가 더 필요한가. 아니면 우리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인가. ‘저 푸른 초원위에 그림같은 집을 짓고 사랑하는 님과 함께 한 백년 살고 싶다’했던 민족은 이제 다 서울의 고층 아파트에 모여 살기로 한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