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영 기자 페북, 교회에 앉아 있다. 옆에는 여당의 당대표, 뒤에는 이상민 행안부장관이 보인다. 추모사는 더 가관이다...





10.29 이태원 예배를 본다고 교회에 앉아 있다. 옆에는 여당의 당대표, 뒤에는 이상민 행안부장관이 보인다.
여기는 어딘가? 서울 성북구라고 한다. 왜 여기인가? 이태원참사 1주년에. 장소가 주는 의미가 있는가? 없다. 누가 보기에도.
옆에 김기현 대표가 앉아 있어야 했을까? 뒤에는 이상민 장관이 보여야 했을까? 여당 의원들과 대통령실 관계자들에게 둘러싸여 예배를 보면 본인의 속 마음은 편안했을까? 본인 속마음 편한 것만 생각하고, 유가족들의 평생 가슴앓이에 대해서는 아무 생각이 없었던게지. 그러니까 참사와 동떨어진 장소에서 정부의 무책임만 생각나게 하는 인사들과 함께 했겠지. 생각해보니 용산구청장도 1년전 그 용산구청장이지 않는가.
추모사는 더 가관이다.
"지난해 오늘은 제가 살면서 가장 큰 슬픔을 가진 날입니다."
첫문장이다. 대통령이 한국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재미교포인가? 아름답게 쓰라고 하지는 않는다. 다만 맥락에 맞게 유의미하게 비문처럼 안 보이게 써달라. 대통령이 썼나? 아니면 누가 써줬나? 써줬다고 이걸 그대로 읽나?
오늘은 가진 날입니다. Today has란다. 아이엠 보그체인가? 주어와 술어가 직접 연결돼야 가장 간결하고 명확한 문장이 나온다. 주술일치. 주어는 너, 화자인게 낫겠지. 전 슬펐습니다라고 표현했어도 좋다.
무엇보다 단문으로 쓰라. 거의 늘 이렇게 쓰던데 어떤 자인지 잘라라. 글 못 쓴다. 생각도 없다. 물론 그걸 괜찮다고 읽는 대통령이 가장 큰 문제다.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역량이 부족하다. 생각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시덥잖은 추도문 뒷부분에 대해서는 생략한다. 옛 성현들이 신언서판이라고 했다.
신. 바지춤을 올리고 살을 빼자. 생활습관을 바르게 하자. 절주를 하자.
언. 이**같은 말이 미국 한복판에서도 툭 튀어나오는 말버릇을 고치자. 다독하고 다상량하자. 말수는 줄이자. 잘 알지 못하면 침묵하라.
서. 연설비서관을 교체하자. 내가 안 되면 대통령실 참모라도 제대로 된 사람을 써야 한다.
판. 언제, 어디에, 누구와 함께 있는 것이 도덕적으로, 정치공학적으로도 현명할 것인지 판단하자. 참사 1주기에는 현장에 있어야 했다. 대통령이 당신이 갑자기 태도를 돌변해 공무원들에게 지시한 민생의 현장은 이태원이었다. 추모제 현장이었다. 2022년 10월 29일에 그렇게 못했으면 그 다음해인 올해라도 그랬어야 했다.
신언서판의 기본이 안 됐다. 윤석열은 대통령으로서 크게 부족한 사람이다.
윤석열 이태원 참사